입산가

만사무비몽중이라 홀연히 각오하고 점주장 휘병본하여 심입운림수처하니 백조는 유성하고 천석은 종정한데 처수노송과 백영승라에 축 수간아옥하고 동지기우로 유시에는 영인하취하고 유시에는 분향정좌하니 갱무진사상침이라 일심이 허영하여 만리 소창하니 변시세간에 제일등인이라 작중산 선인주하여 만취료하고 건곤삼라를 일인 인지연후에 회두토면으로 유허 방초 안두하니 일성퇴라라리로다

 

한글 입산가

 

세상사 모든 일을 홀연히 생각하니 한 바탕 꿈이로다. 일대사를 깨치고자 깊은 산중에 들어가니 새소리 물소리가 은은히 들여오고 머루다래 덩굴들이 천길이나 높은 솔에 백번이나 얽혔는데, 그 틈에다 터를 잡아 두어 칸 띠집 짓고 뜻 맞는 벗과 함께 어떤 때는 풍월 읊고 어떤 때는 향 피우고 고요히 앉았으니 모든 망상 사라지고 한 생각 깨끗하여 세출세간 모든 이치 분명히 드러나니, 이 세상에 으뜸가는 원출한 대장부라. 무근초 불습수를 배불 리 먹은 후에 천삼라 지만상을 모조리 인가하고 재 머리 흙얼굴로 꽃 피고 새우는 곳 훨훨 뛰어다니면서 날라리 날라리로 태평가를 불러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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